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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마렵다가 입버릇인 남자에 대하여

 

그는 올해로 서른을 열심히 넘고 있는 남자다. 좋은 대학을 나와서 외국계의 썩 괜찮은 직장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지만 일하는 것이 즐겁다거나 하는 쪽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유능한 사람이었고 능숙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렇게만 보면 얼핏 성공한 인생이라는 듯한 느낌이지만 특별히 더 행복한 남자는 아니었다. 나이가 그렇게 되었지만 제대로 사랑을 해본적은 없었고 그나마도 여유가 생겨서 시도를 했을 무렵엔 연락이 쉽지않은 직장탓에 제대로 연애기술을 실패할 시간조차 없었다. 이십댓년을 삶의 훌륭한 지침으로 살았던 아버지는 여러가지 면에서 그에게 배신감을 안겨주며 슬슬 광을 내야할 가정을 부숴버렸다. 친구가 있고 후배가 있지만 가까이에 두고 같은 공기를 공유하는 이는 멀었고, 같은 취미가가 있었지만 오래 우린 시간에 비해 딛고 버틸 깊이는 없는 관계였다. 그는 아마 꽤 고독할 것 이고 제법 외로울 것이다. 사는게 까슬할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입버릇은 자살하고싶다가 되었다. 그 전에는 다른게 입버릇이었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엉망진창이다. 이 나이쯤 먹다보니 나는 안다. 죽을 생각이 없는 사람은 자살 같은 단어는 입에 담지 않는다. 깊이의 정도는 어쨌든간에  마음으로 먹어보지 않은이는 자살을 담지 않는다. 이처럼 나는 그런 그의 상황을 썩 잘 알고있다. 허나 나는 그에게 적극적인 만류를 할 수 가 없다. 행여 그가 내일아침 빠르게 삶을 정리해버린다면 그건 내탓인걸까? 나는 그의 죽음을 바라지 않지만 만류한다면 도대체 무슨 변명으로 그를 붙잡아야 할지 모르겠다. 당장 나도 입밖으로 내지만 않지. 왜 사는지 모르겠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