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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윤종신

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좋다. 취한듯 하는것도, 고뇌하듯 하는것도 좋다. 신나 부르기보다는 슬픔에 젖어 부르는 게 더 좋다. 비극에 취한 주인공 같은 어중간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아마 내가 짜낼 수 있는 가장 익숙하고 가장 생생한 감정이 그쪽이기에 그럴 뿐.

 

난 이승열의 음악을 아주 아끼고 사랑한다. 감탄이 나오고 얼마든지 젖어들 수 가 있다. 아주 좋아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서 가장 가깝다고 느끼고 아닌 척 연모하는 것은 윤종신의 노래들이다. 윤종신의 곡들은 선명하다. 수려한 음에 아주 적나라하고 솔직한 가사를 가져다 놓았다. 곡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솔직함, 그 솔직함이 가장 큰 매력이고 아름다움 아닌가 한다. 꽤 많은 곡들이, 사실 느끼기로는 대부분의 곡들이 사랑에 대한 이야기지만 단순한 구애와 완성에 멈춰있는 경우가 없다. 많은 시도와 많은 실패 많은 잔재들을 노래한다. 혹자는 항상 똑같지않냐고 할 수 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윤종신의 노래는 정말 많은 모습의, 정말 다양한 경우의 사랑이 녹아있다. 실연 혹은 이별을 노래하는 곡들이어도 그 모습과 감성이 하나같이 다르다. 그 다양하고 선명한 수 많은 사랑이야기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하나의 세상같아서 '사랑의 세상'을 노래하는 가수로 느껴지는게 내 기분인 것 이다. 최근에는 객원가수를 정말 많이 동원해 목소리 조차도 다른 곡들이 많아서 그 '세계관'은 정말이지 넓고 탄탄한 것이다. 나는 그 위에 그저 떠다니며 취해있다. 물론 내가 그 모든 곡을 흡수해서 그 감성, 기교와 실력 음색은 담지 못해도 그 감성만이라도 담을 수 있다면- 하는 것이 솔직한 최근 내 심정이기도 하다. 내 노래 실력이래봐야 평범보다 조금 못 미치거나 평범한 수준일테니까. 하지만 마음을, 기분을, 사실을 담는 그 느낌이야말로 내가 갖고 싶은 가장 큰 꿈이다. 난 가장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싶은 적 같은 건 없었으니까. 난 그저 내가 하는 노래가 가장 생생하고 가장 절절한 감성을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윤종신의 곡들은 곡과 글 모두에서 한결같이 담음직한 진실함이 느껴져서 좋다.

술이 좀 되서 참 두서없이 기록을 남긴다. 뭔 소린지.

아, 노래하고 싶다.